모카 익스프레스(moka Express)

2014년 03월 09일
모카 익스프레스(moka Express)

이런 아이콘을 본 적 있는가?

그렇다. 우리가 흔히 모카 포트(moka pot)라고 하는 커피 드립용 기계이다. 익히 알려지기도 하였고, 또한 모르는 이 역시 그만큼 많은 커피 기구이다. 불 위에 직접 올려 물을 끓여 증기압(2-3bar)을 이용하여 곱게 갈린 커피 층을 통과하여 에스프레소에 버금가는 커피를 얻는 기구이다.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발명된 모카포트는 1933년 알폰소 비알레티(Alfonso Bialetti)가 당시의 세탁기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한 것을 발명가이자 기술자였던 루이지 폰티(Luigi De Ponti)의 도움으로 만들었다.
모카 포트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커피 주전자라는 의미이다. 본래 모카(Mocha)라는 말은 예멘에 자리하고 있는 항구의 이름이다. 예멘(Yemen)과 에티오피아(Ethiopia)의 커피가 대부분 모카 항에서 선적되어 세계로 수출되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카라는 말은 커피의 다른 말로 이해되었고, 오늘날도 여러 나라에서 커피와 모카라는 말을 혼용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용어를 차용하여 이탈리아의 모카 익스프레스가 탄생한 것이다.
알루미늄을 주재료로 만들어진 모카 포트는 간단한 구조로 맛이 좋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하여 개발된 지 80여년 이 흐른 현재까지 2억 5천만 개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이탈리아의 가정의 경우 10가구 가운데 8-9 가구는 모카 포트를 한 개 정도씩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가지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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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에 생산된 모카 익스프레소의 원형, 출처 www.concorsobialetti.it)

 

날카로운 팔각 모양을 하고 미래를 아우르며 대량 생산을 위한 신기술을 포용한 아르데코(Art Déco)의 양식을 고스란히 채용한 모카 익스프레스는 디자인 요소가 충분할 뿐 아니라 그 유용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 때문인지 모카 익스프레스는 디자인의 아이콘처럼 여겨져 유럽이나 라틴 아메리카 등지에서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으며, 그 미적인 면이 인정되어 디자인 및 건축 예술 전용 박물관인 울프 소니언(Wolfsonian-FIU)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디자인 계열의 박물관에서 소장, 전시할 정도이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손잡이로 이루어진 단순한 외형을 가진 모카 익스프레스는 추출량 50미리 기준으로 1인용에서부터 다양한 사이즈의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요즘에는 알루미늄 대신 스테인레스를 이용하거나 상단의 커피 추출물이 담기게 되는 컨테이너(container)를 도자기로 만들어 미적인 부분을 더욱 화려하게 강조한 여러 회사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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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리 요즘의 제품들이 아름답게 치장하더라도 모카 익스프레스를 따를 수 없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화려하지 않지만 실용성을 강조하고, 누구나 이용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구조를 간단히 만들고, 소모성 부품들은 언제나 저렴한 가격으로 교체하여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제품은 오직 모카 익스프레스뿐이다.
모카 익스프레스가 처음 만들어진 당시의 시기는 우울함이 극에 달하고 대공황의 그림자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었다. 이런 시대적 우울함이 디자인에 거꾸로 조명되었는지도 모른다. 모카 익스프레스의 모습은 상체가 우람한 남성성을 가지고 있다. 역삼각형이 자아내는 외형은 실직자가 아닌 기세등등한 남자처럼 보인다. 요즘에 만들어진 모카 익스프레스는 심지어 남자가 한 손을 허리에 대고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있는 것처럼 서 있다. 마치 슈퍼맨이 손을 허리에 짚고 앞을 향하여 약간의 허세를 부리는 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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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일종의 희망의 아이콘, 어쩌면 이 기구를 이용하여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시면 모카 익스프레스의 외모처럼 당당한 현실이 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이다. 코카콜라의 병 모양이 잘록한 여인의 허리를 연상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을 안다면 모카 익스프레스는 힘없는 가장들, 그러나 커피 한 잔 정도 할 수 있는 여우를 갖기 원하는 소박한 소망을 가진 자들에게 가장 반가운 선물이 아니었겠나? 이런 녀석으로 내린 커피를 한 잔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결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더구나 세계적인 디자인 박물관에서 전시할 정도의 제품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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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정 글

김정열 | 목사

신학을 전공했다. 커피를 깊이 공부하고 가르치기도 한다. 사진을 취미로 찍는다. 커피와 관련한 책을 쓰기도 한다. 커피스트 공간을 구상하고 직접 작업하여 만들었다. 요즘에는 사람을 매개로 하는 도서관을 만들어 또 다른 일을 한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것을 사랑한다.

1 Comment

  1. 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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