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신의 한수

2014년 08월 09일
D-6, 신의 한수

광화문에 처음 가게를 열 무렵.
그 땐 카페도 많지 않았는데
도대체 이곳에서 카페가 될까,
물론 그런 의구심이 있었다.
혼자 모든 일을 한다고 가정했을때,
최소한으로 벌면 되는 금액을 상정하니
마음이 가벼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어대는 새들에 의지해,
잘되려나봐 했었다.
그때 앞집 아저씨가 한마디 했다.

“잘 되실 거예요.”
“어떻게 아세요?”
“사장님은 다리가 이쁘시잖아요.”

그의 잘 될거란 한마디를
신의 한수처럼 마음에 품고 10년을 보냈다.
불길이 일어날 거라는,
개미떼가 줄을 지어 오더라는,
어머니의 꿈처럼 그렇게 손님이 찾아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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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나는 조금 피로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저런 나쁜 일들도
잘 될 징조라며 담담해지고 강인해졌지만
역시나 조금 피로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오늘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나에게
앞집 아저씨 또다시 나타나신다.

“나도 커피집을 할까봐요”
“왜요?”
“여유로와 보이세요. 편안하고 즐거워 보이시고”

앗,
신의 한수다!!!!!
앞으로 십년, 커피스트는
여유롭고 편하고 즐거운 공간이 된다.
반드시!!!
커피의 전설,
지구정거장 커피스트!

?

조윤정 글

조윤정 | 글쓰는 로스터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늘 글쓰기와 사람 사이의 소통에 관심을 두었다. 영국 Monmouth coffee company에서 커피를 시작했으며, 귀국하여 2003년 커피스트를 설립했다. 배우고 가르치며, 낯선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일상적 모험을 날마다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