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디자인 / 김정열

태도를 취하는 일에 대한 단상

커피스트 공간, 그 10년을 읽다_2

커피스트 공간, 그 10년을 읽다_2

그러다가 나의 손가락이 깨진다. 이런… 순간 머리가 온통 하얘진다. 조 선생의 얼굴은 노래졌겠지. 손가락이 아프지만 태산보다 큰 할 일이 아른거린다. 속으로 스스로를 향한 욕을 한다. ‘멍청이’ 얼른 조 선생이 목수를 수배한다. 그리고 난 그들과 원격 교신을 한다. 합체하는 방법을 대충 알려주고, 주사를 맞는다. 견딜 수가 없다. 궁금해서. 내가 생각한대로 공간이 나와야 하는데… 그러다 결국 솜씨 좋은 그런데다가 성격까지 좋은 목수 두 분과 조우한다. 다시 차근히 설명한다. 내가 그려 놓았던 도면을 보여주거나 잘라 놓은 나무들을 가져다가 방향과 방법을 재차 설명하고 그들에게 머리를 숙인다. 드디어 가구들이 만들어진다. 조각나 있던, 그래서 절대로 하나가 될 것 같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들어맞는다. 이제 카페의 윤곽이 잡힌다. 테이블과 바가 완성되고 손님을 위한 바와 바리스타들의 작업 공간 사이의 격벽이 세워진다. 하나하나 자리를 잡아간다. 이제야 손가락 통증이 제대로 느껴진다. 공사 기간이 일주일에서 열흘로 늘어났고 간신히 오픈을 한다. 그래도 이뻤다. 조 선생도 만족하는 눈치다. 그야말로 다행이다. 아마 내가 보기엔 얘기치 않았던 일들로 더 많은 물량이 투자되고, 시간도 많은 손해가 되었지만 그나마 이쁘게 탄생되어서 약간 안도감이 든다. “그래, 뭐든지 이쁘면 용서가 되는거야.” 이렇게 해서 8월의 첫 열흘이 들불처럼 타서 사라지고, 어엿하게 새로운 커피스트가 돌아왔다. 커피스트는 그동안 무엇인가를 채워 넣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모든 것을 비워냈다. 그간 물품들을 대여해주신 분들에게 돌려보낸 것도 있고, 책들의 많은 부분은 청소년들을 위해 기증되었다. 많은 것을 덜어내니 참 단아해졌다. 그러면서도 ‘커피스트다움’이 덜어진 건 아니다. 여전히 친근감 있고 쉽게 동화될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다. 가구와 기물들은 10년을 버티려고 기획했다. 단단하고 색감 좋은 퍼플하트로 바와 테이블을 만들었다. 스틸 프레임으로 안정감과 견고함을 꾀했다. 목재에 스틸을 덧대다보면 경박해지기 쉬운데, 나무가 좋다면 얼마든지 멋진 가구가 나온다. 인테리어와 디자인에 위트를 빼놓을 수 없다. 요즘 파이프를 이용한 가구 제작이 한창이다. 구조적으로도 좋고 시각적으로도 좋다. 거기다가 유머가...
모카 익스프레스(moka Express)

모카 익스프레스(moka Express)

이런 아이콘을 본 적 있는가? 그렇다. 우리가 흔히 모카 포트(moka pot)라고 하는 커피 드립용 기계이다. 익히 알려지기도 하였고, 또한 모르는 이 역시 그만큼 많은 커피 기구이다. 불 위에 직접 올려 물을 끓여 증기압(2-3bar)을 이용하여 곱게 갈린 커피 층을 통과하여 에스프레소에 버금가는 커피를 얻는 기구이다.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발명된 모카포트는 1933년 알폰소 비알레티(Alfonso Bialetti)가 당시의 세탁기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한 것을 발명가이자 기술자였던 루이지 폰티(Luigi De Ponti)의 도움으로 만들었다. 모카 포트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커피 주전자라는 의미이다. 본래 모카(Mocha)라는 말은 예멘에 자리하고 있는 항구의 이름이다. 예멘(Yemen)과 에티오피아(Ethiopia)의 커피가 대부분 모카 항에서 선적되어 세계로 수출되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카라는 말은 커피의 다른 말로 이해되었고, 오늘날도 여러 나라에서 커피와 모카라는 말을 혼용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용어를 차용하여 이탈리아의 모카 익스프레스가 탄생한 것이다. 알루미늄을 주재료로 만들어진 모카 포트는 간단한 구조로 맛이 좋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장점으로 인하여 개발된 지 80여년 이 흐른 현재까지 2억 5천만 개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이탈리아의 가정의 경우 10가구 가운데 8-9 가구는 모카 포트를 한 개 정도씩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가지고 알려져 있다.   (1933년에 생산된 모카 익스프레소의 원형, 출처 www.concorsobialetti.it)   날카로운 팔각 모양을 하고 미래를 아우르며 대량 생산을 위한 신기술을 포용한 아르데코(Art Déco)의 양식을 고스란히 채용한 모카 익스프레스는 디자인 요소가 충분할 뿐 아니라 그 유용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 때문인지 모카 익스프레스는 디자인의 아이콘처럼 여겨져 유럽이나 라틴 아메리카 등지에서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으며, 그 미적인 면이 인정되어 디자인 및 건축 예술 전용 박물관인 울프 소니언(Wolfsonian-FIU)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디자인 계열의 박물관에서 소장, 전시할 정도이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손잡이로 이루어진 단순한 외형을 가진 모카 익스프레스는 추출량 50미리 기준으로 1인용에서부터 다양한 사이즈의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요즘에는 알루미늄 대신 스테인레스를 이용하거나 상단의 커피 추출물이 담기게 되는 컨테이너(container)를 도자기로 만들어 미적인 부분을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