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스트 빙수니까요.

2015년 05월 27일
커피스트 빙수니까요.

팥을 삶아요.
일조각 사장님, 30도가 넘는데 뭐 하고 있냐고 독촉하시길래, 못이기는 척 미숫가루를 주문하고 머신 날을 갈고 팥을 골라요.
제작년에 빙수 장사 잘되길래, 작년에는 미리 왕창 사 두었죠. 비닐에 넣어 단단히 봉해두라는 어머니 말씀을 귓가로 흘린 탓에, 팥 고르느라 세월, 다 보냈어요. 빙수가게도 많이 생겨서 벌레가 안 생겼으면 다 팔지도 못할 뻔했어요.
올해는 우리 부장님 고향에서 어머니와 친구분이 재배한 팥을 샀어요. 욕심도 없습니다. 어디나 삶는 팥이고 빙수지만, 이건 다름아니라 커피스트 빙수니까요.
어쩜, 미숫가루가 도착하는대로 내일 오후나 시작할지도 모르겠어요. “차가운 빙수로 주세요!!” 하고 손님이 들어서겠네요.
네. 시원하고 마음 따뜻한 빙수를 준비할께요.

조윤정 글

조윤정 | 글쓰는 로스터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늘 글쓰기와 사람 사이의 소통에 관심을 두었다. 영국 Monmouth coffee company에서 커피를 시작했으며, 귀국하여 2003년 커피스트를 설립했다. 배우고 가르치며, 낯선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일상적 모험을 날마다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