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와 비우기

2015년 02월 22일
무방비와 비우기

바람이 차도 옷깃을 여미지 않는다.
여지없이 무방비가 되기를 결심했다.
감싸지 않으니 자유하다.
“엄마 노니까 보이는 게 있어”
그렇다.
비어있어 채울 수 있다.

“가게가 훤해졌네요!”
리뉴얼한 스트에 오랫만에 들른
단골손님의 한마디다.
그대로 있어줘서 고맙고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
아무리 반가워도
대접 할 것이 그다지 있지 않다.
세월을 블랜딩한 커피
마음을 녹여 추출할 뿐.
감사의 눈을 맞추고
고개 숙여 인사할 뿐.

조윤정 글

조윤정 | 글쓰는 로스터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늘 글쓰기와 사람 사이의 소통에 관심을 두었다. 영국 Monmouth coffee company에서 커피를 시작했으며, 귀국하여 2003년 커피스트를 설립했다. 배우고 가르치며, 낯선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한 일상적 모험을 날마다 시도하고 있다.